붉은대성당의 후속작
이번 독일 보드게임 축제인 에센 슈필 2023 기대작이자 아스모디코리아에서 최근 한국어판을 출시한 백로성(The White Castle). 작가의 전작인 붉은대성당이 호평을 받았었는데 연이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전작 붉은대성당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성 바실리 대성당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면 백로성은 일본 히메지에 있는 히메지성이 모티브다. 히메지성은 특징인 하얀색 외벽 때문에 백로성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런 컨셉이라면 세계 곳곳에 있는 컬러 테마의 랜드마크가 보드게임으로 창조되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백로성
게임인원 : 1-4인
게임시간 : 60~80분 내외
게임연령 : 14세 이상
게임장르 : 일꾼놓기, 주사위
게임난이도 : 3.01 (중급)
백로성 게임 소개
언급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백로성의 특징은 작은 패키지와 저렴한 가격이다. 붉은대성당과 겹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박스를 사용했고, 그 안에 거의 틈 없이 꽉꽉 알차게 들어가 있는 구성물이 인상적이다. 최근 점점 커지고 비싸지는 보드게임 계의 분위기를 역행하는 것인데, 인상적이라고 언급해야 할만큼 큰 어필을 하고 있다.
가격도 출시특가가 2만원 중반대였다. 출시특가가 끝나면서 가격은 상승했지만 특가 상품은 조기 품절 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그러면서도 품질 좋은 구성물과 감성 있는 일러스트는 백로성과 비교해서 그렇지 못한 게임들의 가격 정책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였다.
기본적인 게임 방식은 일꾼놓기이다. 크게 보면 2종류의 일꾼이 존재하는데 주사위와 미플이다. 각 플레이어는 가신, 정원사, 무사라는 3종류의 미플을 각 5개씩 받게 되고, 이를 효율적으로 배치해서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이다. 하지만 미플을 놓기 위해서는 주사위를 사용해서 놓아야 하기 때문에 주사위 배치와 미플 배치 두 가지 트랙으로 일꾼놓기가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패키지와 가격을 인상적인 부분으로 언급했지만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턴 수이다. 플레이어의 턴 수가 게임 전체 3라운드 동안 단 아홉 번에 불과하다. 즉, 아홉 번의 기회로 가장 효율적인 수를 두어서 높은 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따라서 한 수 한 수가 중요하며 게임의 흐름이 익숙해질 수록 장고를 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단순히 초보자용 게임이라고 하기가 어렵다.
한번의 주사위 사용으로 자원 한 종류 획득으로 그친다면 고득점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자원획득과 액션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하며, 액션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매 번 자원이 소모되기 때문에 콤보가 막히지 않도록 자원관리를 해야 한다.
백로성 게임 평가
개인적으로는 아주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단 아홉 수만에 게임이 종료되기 때문에 호흡이 너무 짧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 게임의 주요한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굉장히 한정 된 턴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를 위해 더 효과적인 선택을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게임의 재미도 그 부분에서 온다.
게임 자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익숙하고 새로울 것이 없지만 그것들을 비교적 단순하게 엮어냈음에도 고민하게 만들고 매번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작가가 의도한 바가 게임 상에서 잘 구현됐다고 평가하고 싶다.
무엇보다 수려한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다. 국내에서는 일본 테마에 대한 거부감이 일부 있기도 하지만, 일본 테마만이 줄 수 있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디자인으로 잘 표현해 냈다고 느꼈다. 또한 다리 컴포넌트 등이 멋지게 만들어지고, 특별히 오거나이저 없어도 딱 맞게 수납이 가능하기 때문에 패키지 관련해서는 만점을 주고 싶은 게임이다.